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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 반칙은 있었는데 왜 반칙이 아닌가
작성자:한창규, 2026-04-02 11: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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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최종국에서 박정환 9단이 계시기 규정을 위반한 장면(바둑TV 중계 화면 캡쳐). 상대 대국자는 한태희 9단.

한국기원, 경기 규정 위반 여부에 관해 공식입장 밝혀
선수의 이의 제기 없으면 반칙도 없어… 규정 도마 위


한국기원은 1일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5국 결과에 관한 경기 규정 설명'이라는 제목의 자료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발생한 '반칙' 상황을 두고 논란이 일자 경기 규정 위반 여부에 관해 공식 입장을 보도자료로 밝혔다.

당시 울산고려아연과 원익은 2차전까지 1승 1패를 주고받은 데 이어 최종 3차전에서도 4국까지 2-2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최종국 결과로 우승팀이 결정되는 긴박하고도 중요한 승부였다.

엎치락 뒤치락 하던 최종국은 박정환 9단이 157수째를 착수한 후 착점한 손이 아닌 다른 손으로 계시기를 누르는 행위를 범했다. 해당 장면은 아래 보도자료 내용으로 대신한다.


▲ 한국기원이 보도자료로 배포한 ‘챔피언결정전 3차전 5국 결과에 관한 경기 규정 설명' 내용이다.

규정 위반 행위는 있었지만 반칙 판정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이번 사건의 요지다. 반칙은 있었지만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반칙이 아닌 것. 반칙은 '행위'가 아니라 '지적 여부'로 결정되는, 반칙이 반칙이 아니게 용인되는 구조다.

한국기원의 경기 규정은 심판이 자진해서 개입할 수 없고, 오직 대국 상대편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심판 개입이 원활한 경기 진행의 흐름을 끊는 경우라고 논의되어 시스템을 변경했다.

최대한 선수들과 팀의 경기력에 방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심판 활동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한편으로는 책임 내지 권한을 선수에게 넘긴 것이고, 심판 존재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 명백한 반칙 행위도 선수가 지적해야 반칙
- 반칙 판단을 선수에게 맡기는 구조적 문제


한국기원은 지난해 열린 LG배 결승전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변상일 9단과 결승3번기를 치른 커제 9단은 사석 보관을 둘러싼 규정 위반으로 한 번은 반칙패를 당했고, 한 번은 대국 속개를 포기하며 기권패했다.

세계대회 결승전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그 후 중국바둑협회는 심판 개입 시기의 부당함을 들어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는 성명서를 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차기 LG배 출전을 보이콧하고, 전통의 LG배는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중국리그에 용병을 받지 않는 상황으로도 번졌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 최종 5국의 종국 장면. 박정환 9단(오른쪽 대국자)이 한태희 9단을 이기고 원익의 창단 첫 우승을 결정했다.

당시 커제 9단의 반칙 행위에 대해 변상일 9단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심판을 부르는 모습의 '짤'은 한동안 인터넷 공간에 돌아다녔다.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을 후원하는 기업의 대표는 변상일 9단이 출전하는 것에 부정적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선의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그 후 한국기원은 LG배 결승 사태를 야기했던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 단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대 선수가 볼 수 있도록 통의 뚜껑 주변에 보관할 수 있다'는 개정된 규정을 1년 유예해서 2026년 7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발 물러났다.

국내 프로 바둑계를 관장하는 한국기원은 상임 심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매년 선정위원회를 통해 엄중히 선발한 심판을 주관하는 대회마다 두고 있다. 시합 출전을 금하는 등 전문성도 강화하고 있다. 심판의 역할이 늘어나고 위상이 높아져야 마땅하다.

- 반칙이 상황에 따라 반칙이 아니게 되는 구조
- 규정의 일관성 붕괴… 심판 존재의 의미 약화


하지만 현실은 반칙에 대한 호루라기를 심판이 아닌 상대 대국자가 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반칙이 반칙이 아니게 용인되는 것이 '스포츠 바둑'을 표방하는 한국 바둑의 현주소다.

같은 행위라도 상황에 따라 반칙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지적하면 반칙, 안 하면 정상 진행이 되는 것은 규정의 일관성 붕괴다.

선수에게는 과도한 책임 전가다. 초읽기 상황에서 수읽기, 시간 관리, 상대 반칙 감시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다. 상임 심판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실제 판정은 선수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이 심판 존재 의미를 약화시킨다.

반칙 행위에는 전문성을 가진 심판이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선수의 이의 제기를 포함하는'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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