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잠망경] "내가 지쳐"… 이세돌의 은퇴 발언 배경은?
작성자:한창규, 2019-03-06 09:31 입력
목록보기

▲ 은퇴 의사를 내비친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이세돌 9단. "지쳐 있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가니까 더 지친다"고 했다.

"재작년부터 가져 왔던 오래된 생각"
"반상에서 새로운 수 못 찾으면 곤란"


'깜짝 발표'라고 해야 할까. 이세돌 9단이 은퇴를 시사했다. 5일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3ㆍ1운동 100주년 기념 블러드랜드배 이세돌vs커제 특별대국' 시상식 인터뷰에서 "올해를 끝으로 휴직이나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제 9단에게 완패한 직후였다.

뜻밖의 발언이었다. 모두가 놀랐다. 1983년 3월 2일생인 이세돌 9단은 며칠 전에 36번째 생일을 보냈다. 전성기가 지나 내리막길을 걸어가는 연령대이기는 해도 최고 스타의 은퇴 이야기는 바둑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1995년에 12세 4개월(국내 최연소 5위)의 어린 나이로 프로 입단한 이세돌은 20년 넘게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기사로 입지를 쌓았다.

메이저급으로 불리는 세계대회만 14차례 제패했다. 국내외 대회를 합하면 50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둑 레전드이다. 특히 2016년에는 '인간 대표'로 나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벌인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의 조명을 받았다.


▲ 알파고와 대결 장면. 인공지능의 등장이 은퇴 발언 배경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의 현재 국내 랭킹은 12위. 랭킹제가 시행된 2005년 이래 27개월 연속 1위를 질주하는 등 통산 67차례 1위를 차지했던 시절에 비하면 근년의 성적이 그를 힘들게 해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어째서 급작스럽게 선수 생활 은퇴(휴직)를 시사했을까. 승부사로서의 활약이 예전만 못해서일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과의 특별대국을 치른 후 자전해설을 하기 위해 출연한 유튜브 방송에서 은퇴 발언을 둘러싼 심경을 밝혔다. 절친 선배기사인 김광식 7단과 최근 시작한 '광파고TV' 채널을 통해서다.

"오랜된 생각이었다. 사실은 재작년부터 생각해 왔다. 재작년에는 작년까지만 하고 은퇴나 휴직을 결정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조금 아쉬워서 올해까지 하고 (은퇴나 휴직을) 하는 게 더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 유튜브 중계 화면. "우하에서의 착각으로 한순간에 끝났다"는 이세돌 9단은 "노타임으로 둔 게 아닌데 무슨 착각을 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갑자기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2년 전 은퇴 이야기를 꺼냈을 때 "바둑뿐 아니라 한 분야를 20년 동안 하면 지치는 부분이 많으니까 차라리 1년 정도 쉬면서 재충전하고 돌아와서 더 길게 하는 게 어떠냐"는 지인의 조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휴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솔직히 부담되더라. 휴직을 하고 그 후에 은퇴하는 모양새도 좀 그렇다. 어쨌든 지금 하고 싶은 말은 한순간의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을 많이 했고, 시기가 된 것 같아 말씀을 드렸다."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AI(인공지능) 바둑이 나오면서 많이 바뀐 부분도 있지만 꼭 AI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이유도 있긴 하지만, 굳이 가장 중요한 점을 이야기한다면 내가 지친 듯한?"

"바둑은 무궁무진했다. 둘 때마다 이 수는 어떨까 저 수는 어떨까, 여러 수들을 검토해 보고 그런 수들을 찾아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지고 이기고 하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그런 느낌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년 넘은 생각이기 때문에 내가 지친 것 같다. 새로운 수를 찾지 못하면 곤란하다."


▲ 숙명의 동갑내기 라이벌 구리 9단과 벌인 '10번기'도 역사로 기록됐다.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이세돌 9단에게 인공지능의 영향이 은퇴 발언 배경의 일부가 되고 있다. 30분가량의 자전해설을 마친 이세돌 9단은 휴직을 하든 은퇴를 하든 바둑인으로서의 활동은 이어가겠다는 간다는 생각도 전했다.

"오늘부로 마음이 편해졌다. 그 전에는 그래도 휴직이나 은퇴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당시에는 좋은 바둑을 두어야 한다, 승부에서 뭔가를 보여 주어야 했다면 이제는, 오늘부로 많이 내려놓았다."

"사실 어제 잠을 좀 설쳤다. 오늘 이야기를 해야 되나, 하면 돌이키기 힘드니까. 마음속으로는 올해로 끝이다, 가령 은퇴가 아닌 휴직을 하더라도 몇 년 후에 돌아와도 힘들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밖으로 꺼내지 않았기 때문에…. 꺼내는 순간에는 번복이 안 되니까, 이제는 하는 거니까. 그래서 홀가분해졌다."

"휴직이든 은퇴든 어찌됐든 바둑인으로서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거다. 바둑인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유튜버 활동을 하기 때문에 많이 지켜봐 달라."


▲ 이세돌 9단은 프로 통산 50회 우승를 거뒀고, 3월 5일 현재 1311승3무569패(승률 69.7%)를 기록 중이다.

☞ [모바일] 방문자수 No.1
    한게임바둑 무료 바둑 앱

목록보기
댓글(8)

TOP

중계일정 07월 06일 (수)

[농심신라면배] 국내선발전 1R방송중
  • [건기배] 본선

    - 13:00 김명훈(8단) vs 한우진(3단)

  • - 13:00 원성진(9단) vs 김은지(2단)

  • [명인전] 16강

    - 13:00 이지현(男)(9단) vs 신민준(9단)

  • [농심신라면배] 국내선발전 1R

    - 14:00 김채영(7단) vs 서봉수(9단)

  • - 14:00 한태희(7단) vs 이창호(9단)

  • [기업은행배] 8강

    - 19:00 박태희(2단) vs 허서현(2단)

더보기
한게임 U-OTP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