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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백을 원한 커제, 마지막 자존심 세울까
작성자:한창규, 2017-05-27 11: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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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제 9단(왼쪽)과 알파고가 벌이는 세 번의 승부, '바둑의 미래 서밋' 최종 3국이 알파고의 흑으로 시작했다.

커제vs알파고, 바둑의 미래 서밋 제3국
커제 "돌가리지 않고 백으로 두고 싶다"


2국을 백으로 패한 후 커제 9단은 아쉬움을 진하게 표출했다. 너무 긴장해서 느슨한 수를 두는 바람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고는 최종국을 백으로 두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2국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을 것이고, 2국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오기도 동했을 것이고, 다시 한 번 백으로 둔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커제는 백으로 잘 둔다. 2015년엔 그 해 마지막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패하기 전까지 백으로 34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한국 기사들 사이에서 '백제'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다. '백번 커제'라는 뜻이다.

알파고도 백의 바둑이 강하다. 큰 덤을 재산 삼아 국면을 쉽게 쉽게 안정적으로 정리해 나간다. 상대적으로 흑을 쥐면 시작부터 불리한 출발이라고 계산하는 건지 전투 성향을 드러낸다. 전투가 벌어지면 국면이 복잡해지고 장담하기 어려운 난전으로 빠져든다.

2패를 당한 커제가 백을 쥐겠다고 밝힌 것은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이다. 커제는 백번이 강하고, 또 중국룰은 흑이 부담해야 하는 덤이 7집반으로 한국보다 1집 많기도 하다.

지난해 알파고와 대결할 때의 이세돌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세돌은 3패 후에 백으로 1승을 만회하고 나서 "최종 5국은 흑으로 두고 싶다"고 제안했다. 백으로 이겨 보았으니 (백으로 잘 두는 알파고에게 백을 양보하고) 흑으로도 이겨 보겠다는 승부욕의 발동이었다.

최종국은 다시 돌가리기를 하는 것이 기본 규정이지만 딥마인드 측은 커제의 의견을 수용했다. 커제의 백으로 벌어지고 있는 '바둑의 미래 서밋'의 최종일 경기. 인간 대표 커제는 어떤 투혼을 보여줄까. 중국 저장성 우전의 국제컨벤션센터에 차려진 특별대국장은 긴장감이 팽배하다.


▲ 초반부터 알파고가 참신한(?) 수를 들고 나왔다. 좌하귀 5로 걸친 수는 우상귀 소목이 있는 좌상귀 쪽을 먼저 걸쳐가는 것이 인간의 보통 감각. 흑7도 변칙 중국식이다. 우변 흑13도 신선하다. 이세돌 9단은 "자주 두어지는 수는 아니지만 충분히 둘 수 있는 수"라고 한다. 커제는 손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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