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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왕전] 조치훈,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에 불계승
작성자:한창규, 2016-11-19 16: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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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와의 첫 판을 승리한 조치훈 9단. 일본 최다인 74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바둑 레전드이다.

조치훈 9단, 인공지능 '딥젠고'에 불계승
국내 기사들 "알파고에는 한참 못 미쳐"


'사람'과 '기계'가 벌이는 또 한 번의 흥미진진한 바둑 대결에서 사람이 서전을 승리했다.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회 바둑 전왕전에서 조치훈(6)) 9단이 '딥젠고(DeepZenGo)'에 불계승을 거뒀다. 일본은 '바둑 레전드'와 세계 최강을 목표로 하는 '바둑 소프트'의 대결로 이름 붙였다.

딥젠고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알파고'에 자극을 받은 일본이 '제2의 알파고' 기치를 내걸고 지난 3월부터 프로젝트팀을 결성해서 야심차게 개발에 착수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일류 프로기사와의 호선 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딥젠고는 종전의 바둑 소프트 '젠'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그 결과 지난 9월에 기력의 지표로 삼는 레이팅에서 프로기사와 겨룰 수 있는 수준에 올랐고 이번 대결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젝트엔 공익 재단법인인 일본기원이 협력하고 있다.

대국은 제한시간 2시간, 초읽기 1분 3회로 진행됐다. 덤은 6집반. 딥젠고가 프로기사와 동등한 조건으로 호선 대국을 벌이기는 처음이다. 이번 대결은 어느 한 쪽이 2연승을 거두더라도 그 결과에 관계없이 총 세 판을 둔다.


▲ 대국 장면(유튜브 화면 캡쳐). 이세돌-알파고 대국 때처럼 대리 착점해 주는 사람이 있다.

돌을 가린 결과 제1국은 조치훈의 흑. 조치훈은 포석을 준비해 온 듯 흔치 않는 수법인 두 곳의 외목으로 판을 짰다. 딥젠고는 양화점으로 응수했다. 각자 2시간의 제한시간이 무색하리만치 초반의 진행 속도는 쌍방 모두 무척 빨랐다.

딥젠고는 전국을 내다보는 반면 운영을 보여주었다. 이쪽을 두다가도 미지수로 남겨놓은 채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공격의 고삐를 죄는 듯하다가도 또다른 곳으로 공격 루트를 바꾸는 모습이었다.

시작할 때와 달리 조치훈의 생각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69수째를 두기 전에 장고에 빠지더니 승부수 같은 끊음을 결행했다. 컴퓨터는 사람이 실패할 경우 즉각 곤란한 지경에 빠질 어려운 수읽기 숙제를 내기도 했다.


▲ 2국은 20일, 3국은 23일 열린다.

"딥젠고의 착수가 어떤 때엔 알파고보다 강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는 현지 해설을 맡은 왕밍완 프로. 빠른 결단력을 보이던 딥젠고는 그러나 좌상과 우하에서 손해를 입었다. 그 후로는 조치훈이 여유를 가졌다. 후반은 견실한 마무리로 결국 223수 만의 불계승. 남긴 시간은 조치훈이 한 개를, 딥젠고가 54분이었다.

대국을 인터넷으로 관전한 국내 프로기사들은 "대세관이나 세밀한 수읽기 등에서 지난 3월의 알파고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왕밍완 프로도 "강점도 있었지만 불안정한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후의 조치훈은 "포석이 강했다. 형세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좋았는지도…. 끝내기는 강하다고 들었지만 포석 감각이 좋은 것에 놀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치훈이 첫 판을 승리한 가운데 2국은 20일, 3국은 23일 속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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