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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이세돌, 신선한 발상으로 반격하다

작성자:한창규, 2016-06-12 17:47 입력

▲ 이세돌 9단(왼쪽)이 준결승2국에서 박정환 9단에게 반격하며 결승 티켓의 향방을 최종국으로 몰아갔다. 가지 않았던 길로 갔고,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었다.

제8회 응씨배 준결승3번기 제2국
이세돌, 박정환에게 164수 불계승

'쎈돌' 이세돌(33)이 준결승전의 둘째 판을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12일 중국 우한 완다루이화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3번기 제2국에서 박정환 9단(23)을 164수 만에 불계로 꺾었다.

이틀 전의 1국 불계패를 갚는 동점타였다. 피차 백번으로 이기며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두 기사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향한 최종 3국을 벌인다. 누가 백을 쥐게 될는지도 관심사이다.

이세돌(백)과 박정환은 1국에선 타임아웃제인 제한시간을 의식한 듯 다소 빠른 착점이었는데 2국은 신중하게 출발했다. 그 속에서 기존 이론과는 다른 행마를 보였다. 이세돌이 가지 않았던 길로 들어섰고 박정환도 반발하는 모습.

▲ 강약 조절과 평범을 벗어난 수를 보여준 이세돌 9단.

실속은 덜해도 두텁게 판을 꾸려나가던 이세돌에게서 장고 후 번뜩이는 수가 나왔다. 그 결과 의도한 대로 흘러갔다. 이어 우하귀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 누구나가 요석이라고 여겼던 넉점을 아낌없이 버렸다.

오전대국 3시간 동안에 진행된 수수는 106수. 박정환이 둘 차례에서 점심시간을 맞았다(1국에선 102수였고 이세돌 차례에서 점심 휴식에 들어갔다). 시간 사용은 이세돌이 23분가량 더 썼다.

형세는 한 차례 전투가 있었으나 피차 큰 타격을 가하지는 못했다. 이세돌의 평범을 벗어난 발상은 놀라웠고, 박정환은 평소대로 차분하게 대응했다. 국내 검토기사들 사이에선 백을 쥐고 싶다는 쪽이 많았다.


오후대국으로 넘어와선 열세를 의식한 듯 박정환의 비틀기와 버팀이 이어졌다. 어려운 변화의 연속. 이 같은 상황에서 이세돌은 좀 더 강력한 공격을 결행할 법도 했으나 확실하고 안전한 수로 숨통을 조여갔다. 심할 정도로 버텨서 상대를 자극하는 박정환. 하지만 이세돌의 통렬한 대응수에 더 곤란해졌다.

스웨, 탕웨이싱과 1승1패

한편 중국기사끼리 대결한 또 한 판의 준결승에선 스웨 9단(25)이 탕웨이싱 9단(23)에게 3집승을 거두고 1국 패배를 만회했다. 이세돌은 스웨에게 6승3패를, 탕웨이싱에게 1승2패를 기록하고 있고 박정환은 스웨에게 6승6패를, 탕웨이싱에게 3승3패를 기록 중이다.

▲ 초반에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 실패한 박정환 9단.

이세돌과 박정환 모두 응씨배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세돌은 5회부터 출전해 24강, 4강, 16강을 차례로 기록했다. 박정환은 첫 출전이었던 전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스웨와 탕웨이싱은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또한 이세돌은 2012년 삼성화재배 우승 이후 4년 만에 통산 15번째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노리고 있으며, 박정환은 2015년 LG배 우승 이후 통산 3번째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겨냥하고 있다.

응씨배는 최고의 전통과 최대의 우승상금, 그리고 4년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개최되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린다. 상금은 우승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 준우승 10만달러. 4강 패자는 2만5000달러를 받는다.

독자적인 룰을 채택하고 있는 응씨배의 덤은 8점(7집반), 제한시간은 3시간이다. 제한시간을 다 사용하면 초읽기 없이 한 번에 벌점 2점을 받고 20분씩 최대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고, 그 이후엔 실격패가 된다. 지난대회까지 한국기사가 5회, 중국기사가 2회 우승했다.

■ 한게임바둑 생중계 해설 : 1국 이영구 9단, 2국 김성룡 9단, 3국 윤준상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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