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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박정환, 커제 잡았다… 이세돌과 준결승

작성자:한창규, 2016-04-24 16:04 입력

▲ 한국과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톱 랭커 간의 8강전에서 박정환 9단(왼쪽)이 커제 9단에게 1집승했다. 박정환은 강동윤 9단을 꺾은 이세돌 9단과 준결승3번기를 벌인다.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
이세돌은 강동윤 꺾어… 김지석은 불계패

한국랭킹 1위 박정환(23)이 중국랭킹 1위 커제(19)를 격파했다.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중량감 넘치는 빅매치를 제압했다.

박정환 9단은 24일 중국 상하이 응씨빌딩 특별대국장에서 벌어진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커제 9단에게 293수 만에 1집차로 이겼다. 커제는 현재 세계 3관왕(삼성화재배ㆍ백령배ㆍ몽백합배)에 올라 있는 실질적 세계 1위이다.

상대전적에서 1승3패로 뒤져 있던 박정환은 초반이 강한 커제를 상대로 초반을 잘 짰다. 일찌감치 좌하에서 발발한 전투에서 포인트를 올렸고, 그 이후의 우변 타개도 효과적으로 이뤄지며 편한 국면을 만들었다.

중반 들어선 커제가 분발했다. 중앙을 경영하며 미세한 형세. 그곳을 박정환이 어느 정도 삭감하느냐의 승부가 됐는데 패를 걸어간 것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그후 커제가 중앙을 지키지 않은 게 패인으로, 좌변 패싸움을 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박정환은 계가로는 3집을 남겼으나 시간 초과로 벌점 2집을 받았다.

▲ 이세돌(왼쪽)은 현재 한국 기사 중 유일한 세계 타이틀 보유자(LG배)인 강동윤과의 '형제대결'에서 5집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33)은 강동윤 9단(27)에게 5집승했다. 메이저 세계대회 14회 우승을 이룬 이세돌은 14번째 우승이 2012년 12월의 17회 삼성화재배. 따라서 응씨배를 통해 4년 만에 메이저 타이틀을 겨냥하고 있다.

벌점을 감수하는 투혼을 발휘하던 김지석 9단(27)은 중국랭킹 3위 탕웨이싱 9단(23)과의 8강전을 착각으로 내주고 말았다. 대진표의 왼편에서 중국세에 맞서 '지옥의 대진'을 벌였던 김지석은 28강에선 5위 롄샤오, 16강에선 6위 미위팅을 꺾은 바 있다.

▲ 김지석(왼쪽)은 2014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꺾었던 탕웨이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석패했다.

마지막 한 자리는 중국의 스웨 9단(25)이 일본의 고노 린 9단(35)을 꺾고 차지했다. 준결승전 구도는 한국 2명과 중국 2명이다. 28강전부터 8강전까지의 한중전 스코어는 한국 기준으로 7승1패를 기록했다(28강전 4승, 16강전 2승, 8강전 1승1패).

준결승은 박정환-이세돌, 스웨-탕웨이싱

준결승전은 6월 10일부터 3번기로 진행한다(장소는 미정). 대진은 박정환-이세돌, 스웨-탕웨이싱. 각각 한국 대표와 중국 대표를 뽑는 4강전이 됐다. 상대전적에서 이세돌이 박정환에게 17승10패로 앞서 있다. 자국 랭킹은 박정환 1위, 이세돌 2위, 스웨 2위, 탕웨이싱 3위.

▲ 이세돌 9단이 점심 휴식시간에 자신의 바둑을 살펴보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기사는 박정환 9단.

대만의 거부 잉창치(1997년 작고) 선생이 1988년에 창설한 응씨배는 최고의 전통과 최대의 우승상금, 그리고 4년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개최되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대회이다.

세계대회 중 최고인 우승상금은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 독자적인 응씨룰에 따라 덤은 8집(무승부시 흑승), 제한시간은 3시간이다. 초읽기는 없으며, 제한시간을 다 사용한 후엔 한 번에 벌점 2집을 받고 20분씩, 최대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다. 그 이후엔 실격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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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 9단은 전기 대회 준우승자이다. 세계대회는 2011년 후지쯔배, 2014년 LG배를 우승했다.

▲ 이세돌 9단은 4년 만에 메이저 세계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알파고와 대결 후부터 4연승이다.

▲ 스웨 9단은 응씨배 첫 출전에서 4강으로 올라섰다. 중국랭킹 2위이고 2013년 LG배 우승자이다.

▲ 탕웨이싱 9단도 첫 출전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랭킹은 3위, 2013년 삼성화재배를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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