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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배] 박정환, 또 한번의 극적 뒤집기

작성자:한창규, 2014-02-27 18:28 입력

▲ 저우루이양이라면! 한국 주장 박정환 9단(왼쪽)이 중국의 부주장 저우루이양 9단을 불계로 꺾고 한국팀의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박정환은 2연속 역전승 투혼을 발휘했다.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3국
박정환, 또한번의 역전극으로 저우루이양 격파

십년감수했다. 초반에 승부가 날 뻔했던 위기를 딛고 일어선 박정환이 또 한 번 승전보를 알렸다. 박정환 9단은 27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속행된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3국에서 저우루이양 9단을 220수 만에 불계로 꺾었다.

박정환은 한국의 최종 주자인 주장, 저우루이양은 중국의 4번 주자인 부주장. 12국에서 탄샤오에게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저우루이양까지 제압한 박정환의 2연승 활약으로 한국은 1-3의 열세에서 벗어나 중국과 1-1 승부를 만들었다. 박정환은 내일 오후 중국 주장 스웨 9단과 우승결정국을 벌인다.

박정환은 한국랭킹 1위, 스웨는 중국랭킹 1위. 열다섯 번째 농심배의 향방은 물론 양국 톱랭커의 자존심 싸움도 볼 만하게 됐다. 상대전적에선 박정환이 1승4패를 기록 중이다.

▲ "내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두겠습니다."

역대전적 5승1패로 압도하고 있던 저우루이양을 마주한 박정환은 이른 시기에 위기 국면에 처했다. 하지만 저우루이양이 물러서면서 묘한 기류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더니 박정환의 매서운 추격전이 더해지며 도저히 불가능해 전세를 기어코 뒤집었다. 전날에 이은 또 한 번 발휘된 투혼의 역전극이었다.

세 차례의 중국랭킹 1위 경력, 지난해 백령배를 우승하고 올해 LG배를 준우승한 저우루이양은 한국 기사에게 유독 약한 징크스를 감추지 못했다. 박정환에겐 1승6패가 됐고 김지석에게 2패, 이세돌에게 2승3패, 최철한에게 2승7패, 조한승에게 1승4패를 당하고 있다. 감각 좋은 속기형이지만 탄샤오처럼 경솔함이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 절대 우세의 국면을 스스로의 실수로 빌미를 제공하고 만 저우루이양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며 상전벽해를 허용했다. 상심한 저우루이양은 복기 없이 돌을 쓸어담았다.

'바둑 삼국지'로 불리며 한중일의 대표 선수 5명씩 출전해 서바이벌 연승전으로 패권을 다투는 국가대항전인 농심배는 우승국에만 2억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매판 300만원의 대국료가 있고, 3연승부터는 1승당 1000만원씩의 연승상금을 획득한다.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1분 1회. 그동안 한국 11회, 중국 2회, 일본 1회 우승했다.


■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대국일	승자	패자	결과	비고
제1국	2013. 10. 22	● 판팅위 9단(中)	○ 야오쯔텅 초단(日)	145수, 흑불계승	3연승
제2국	2013. 10. 23	● 판팅위 9단(中)	○ 최기훈 4단(韓)	226수, 흑6집반승
제3국	2013. 10. 24	○ 판팅위 9단(中)	● 안자이 6단(日)	166수, 백불계승
제4국	2013. 10. 25	○ 강동윤 9단(韓)	● 판팅위 9단(中)	294수, 백불계승	2연승
제5국	2013. 12. 02	○ 강동윤 9단(韓)	● 고노린 9단(日)	204수, 백불계승
제6국	2013. 12. 03	● 천야오예 9단(中)	○ 강동윤 9단(韓)	273수, 흑불계승	3연승
제7국	2013. 12. 04	● 천야오예 9단(中)	○ 유키 9단(日)	203수, 흑불계승
제8국	2013. 12. 05	● 천야오예 9단(中)	○ 최철한 9단(韓)	268수, 흑18집반승
제9국	2013. 12. 06	● 장쉬 9단(日)	○ 천야오예 9단(中)	241수, 흑불계승
제10국	2013. 12. 07	○ 김지석 9단(韓)	● 장쉬 9단(日)	222수, 백불계승
제11국	2014. 02. 25	● 탄샤오 7단(中)	○ 김지석 9단(韓)	235수, 흑불계승
제12국	2014. 02. 26	○ 박정환 9단(韓)	● 탄샤오 7단(中)	265수, 흑1집반승	2연승
제13국	2014. 02. 27	○ 박정환 9단(韓)	● 저우뤼양 9단(中)	220수,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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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은 내용적으로 좋지 않았으나 결과가 좋았다. '아마추어는 내용이 좋아야 하지만 프로는 결과가 말한다'고 했던가.

▲ 한국의 상위랭커들에게 판 맛을 제대로 못 보는 저우루이양.

▲ 박정환은 '역전의 명수'가 된 듯하다. 4주간의 입소훈련 중 화생방훈련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 출격을 준비 중인 스웨 9단(왼쪽)이 탄샤오 7단과 검토하고 있다. 농심배 성적에선 박정환이 전기 2승으로 한국의 11번째 우승을 결정짓는 등 4전 전승인 데 비해 스웨는 첫 출전이다.

▲ '농심배 수호신' 이창호에 이어 새로운 수문장 등극 채비를 다지고 있는 박정환. 최종전엔 3연승 보너스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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