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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리그] 4강 구도, 포스코에 물어봐!
작성자:한창규, 2013-09-28 02: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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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제1경기
포스코켐텍, 선두 정관장을 3위로 끌어내리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 하는데 바둑도 다르지 않다고 외치고 싶은 팀이 있다. 포스코켐텍이다. 올 시즌 농사를 접은 줄로만 여겨졌던 이 팀이 돌연 종반으로 들어선 정규시즌 판도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26~2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 1경기에서 정관장을 3-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 전까지 포스코켐텍은 7위팀이고, 정관장은 1위팀. 더욱이 정관장은 6연승을 구가하고 있었고 전반기 때 포스코켐텍에 0-5 완봉패 수모를 안겼던 강호 중의 강호.


▲ 포스코켐텍의 맏형 김주호(29)와 막내 신진서(13). 김주호는 투혼의 반집승으로 물꼬를 돌려놓았고 신진서는 승부판을 제압하며 팀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승리의 주역은 맏형 김주호와 막내 신진서, 그리고 주장 강동윤이었다. 김주호는 첫날 0-1로 뒤진 상황에서 젊은 강자 안성준을 맞아 역전 반집승을 거뒀고, 신진서는 둘째날 승부판으로 꼽힌 한웅규와의 대결에서 전반기 패배까지 날려 보냈다.

뒤를 이어 최종 5국에 등장한 강동윤은 유일한 리그 전승자였던 홍기표에게 일격을 가했다. 10라운드에서 이창호를 반집으로 꺾은 데 이어 2연속 팀 승리를 결정하며 주장의 이름값을 했다.

후반기 포스코켐텍의 행보는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전반기 1승 후 6연패와는 확연히 다른 3승1패의 호조. 게다가 한게임, 넷마블, 정관장 등 갈 길 바쁜 상위팀들의 덜미를 잇달아 잡고 있다.


▲ 2연속 팀 승부를 결정지은 강동윤이 인터뷰 석에 앉았다. "개막 전에 다른 팀에 재앙이 되겠다고 했는데 우리팀에 재앙이 됐습니다. 결정판을 많이 졌고, 한 번 안 풀리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된 것 같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라운드부터 9라운드까지 최하위를 면치 못했던 포스코켐텍은 후반기 상승세와 함께 10라운드 7위, 11라운드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여전히 벼랑끝에 서 있다. 남은 세 경기에서 1패라도 당하면 즉각 탈락할뿐더러 자력 진출로가 막힌 터라 경쟁팀들의 상황까지 살펴야 한다. 실오라기만한 희망의 끈이다.

한편 예상치 않았던 패배를 당한 정관장은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1위 자리엔 티브로드가 '어부지리'로 올라섰으며 신안천일염도 2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3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3억원. 주말엔 2위 신안천일염과 5위 넷마블이 대결한다. 대진은 김정현-이창호, 강유택-신민준, 이세돌-민상연, 박대영-박영훈, 온소진-이원영(이상 앞쪽이 신안천일염).





▲ 제1국. 나현의 패인은 중앙을 보강하지 않고 갑자기 우변 마늘모 끝내기의 유혹에 빠진 것. 그때를 기점으로 홍성지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최후엔 찝는 결정타까지 더해졌다.


▲ "2지명으로서의 성적은 부끄러운데 팀 성적을 위안으로 삼는다"는 홍성지(6승5패)는 "남은 대국을 다 이겨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인터뷰했다.


▲ 제2국. 2시간 15분간의 열전에서 김주호가 역전 반집승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지명 진행자는 "소리 없이 안개처럼 따라와서 추월합니다"는 멘트를 했고, 송태곤 해설자는 "끝내기를 할 때까지 백의 반집승이라고 해서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고 했다.


▲ 전반기를 0-5로 완패했던 포스코켐텍은 김주호의 승리로 올 시즌 정관장으로부터 첫 승점을 따냈다. 안성준과의 전적은 2전 2승.


▲ 제3국. 한 번의 전투에서 기세를 올린 신진서가 시종 형세를 리드해 나갔다. 최고의 4지명으로 활약해 왔던 한웅규는 별다른 반격포를 쏘지 못한 채 전반기의 설욕을 허용했다.


▲ 두 경기 오더에서 제외됐던 신진서. 날카롭고도 차분한 수읽기로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5연패를 끊은 리그 전적은 3승6패.


▲ 제4국. 60여수까지는 속기대국보다 더 빠른 진행을 보인 장고대국. 박정환은 노타임으로, 김동호도 기세에 뒤지기 싫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김동호는 잠시 유리한 형세를 잡기도 했으나 엷음이 화근이 되며 랭킹 1위와 56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 9승1패의 박정환. 한 경기 덜 치른 한게임의 김지석과 다승 공동 1위에 랭크됐다.


▲ 제5국. 리그 전적 4승4패의 강동윤과 5전5승의 홍기표. 홍기표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외면하더니 좌상에서 치명적인 착각으로 스스로 역전을 허용했다.


▲ 주장의 이름값을 한 강동윤. 만일 강동윤이 하위 지명에게 당한 3패가 승리로 바뀌었다면 포스코의 운명도 180도 달라졌다.


▲ "김주호 선수랑 두었나요?" 박정환의 리그 반집승부 전적은 1승6패인 반면 김주호가 5전 전승인 것을 빗댄 말.


▲ 1위에서 3위로 내려온 정관장.


▲ 외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켐텍.


▲ 한판 한판이 살얼음판인 포스코켐텍의 김성룡 감독. "차라리 구단에서 매를 주면 후련하기라도 할 텐데 추석 선물도 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교양 쌓으라고 책값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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